'설강화'는 1987년을 배경으로 여대생과 남파 간첩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내용인데요.
이미 지난 3월 제작 단계에서 일부 내용이 알려지며 '민주화 운동 폄훼', '안기부 미화' 등의 우려를 낳았지요.
드라마가 공개된 이후 비판은 오히려 거세졌습니다.
특히 첫 회부터 간첩인 남자 주인공을 여자 주인공이 운동권 학생으로 오인해 구해줬고요.
남자 주인공이 안기부 요원에게 쫓길 때는 배경음악으로 민중가요가 사용됐습니다.
일부 시청자들은 당시 신군부의 논리대로 민주화 운동을 북한과 연결 지었다며, 민주화 인사들을 탄압했던 안기부의 폭력을 정당화한다는 항의를 쏟아냈는데요.
'설강화'의 방영 중지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해 정부의 답변 기준인 20만 명을 넘어 3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시민단체는 법원에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예고했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수백 건의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작에 참여한 기업들에 대한 불매 운동까지 전개되자 해당 기업들도 서둘러 광고 협찬 철회 등을 선언했고, 관련 주가는 하락해 시가 총액이 천억 원 넘게 줄기도 했습니다.
1987년 고문으로 사망한 고 박종철 열사 측은 드라마 '설강화'에 대해 "명백한 왜곡"이라고 비판하며 "역사를 다룰 때는 신중함과 책임감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현주 /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 사무국장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 어제) : 국가가 국민을 향해서 폭력을 휘두르고 국민의 삶을 파괴하는 정권을 유지했던 그런 역사가 너무나 되풀이되었잖아요. 그랬을 때 저희가 그것과 관련된 가해자가 있고 피해자가 여전히 있는 그런 아픈 역사를 다룰 때는 콘텐츠를 만드시는 분이 더한 무게를 가지고 봐야 됩니다. 그래서 철저하게 진실에 기반되지 않고서는 그것을 가상으로라도 배경으로 써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논란이 커지자 JTBC는 '설강화'에 대해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이야기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JTBC는 "기득권 세력에 이용당하고 희생당했던 사람들의 개인적인 서사를 보여주는 창작물"이라며 "드라마 전개 과정에서 오해가 해소될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드라마에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수 있다"는 반론도 내놓고 있어
'설강화'가 논란을 잠재우고 돌아선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오동건 (odk7982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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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리포트] 드라마 '설강화' 논란...방영 중지 청와대 청원에 광고 중단까지 -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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