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배우 최초 여우조연상
"고상한 척 하는 영국인들이 날 알아봐 줘"
윤여정, 센스있는 소감…시선 집중
배우 윤여정이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로열 앨버트홀에서 비대면으로 개최된 제74회 영국 아카데미(BAFTA)상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고 화상을 통해 소감을 전하고 있다. BAFTA 제공.
윤여정은 11일(현지 시간) 진행된 제74회 영국 아아카데미 시상식(British Academy Film Awards) 수상자로 호명됐다. 비대면으로 진행된 시상식에서 수상 직후 윤여정은 영상을 통해 "한국의 여배우 윤여정"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기쁨을 전했다.
윤여정은 능숙한 영어 솜씨로 "먼저 애든버러 공작(엘리자배스 2세의 남편 필립 공)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이 상을 주셔서 무척 감사하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어 "모든 상이 의미 있지만, 특히 이 상은, 영국인들에게 유명한 상 아니냐"며 "고상한 척(Snobbish) 꽤나 하는 영국인들이 저를 좋은 배우라 인정해준 거니 저는 아주아주 영광이고 행복하다"고 센스 있는 발언으로 폭소케 했다.
/사진=영화 '미나리' 스틸
더욱이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투표한 회원 상당수가 오스카를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이라는 점에서 오는 25일 진행되는 시상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미나리'는 윤여정 외에 감독상, 남우조연상, 외국어영화상, 음악상, 캐스팅상까지 6개 부문 후보로 이름을 올렸지만, 나머지 부문 수상에는 호명되지 못했다. 유력한 후보로 언급됐던 외국어영화상도 덴마크 영화 '어나더 라운드'에게 돌아갔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 땅으로 이민을 선택한 한국인 가족의 따뜻하고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연출자인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이민자의 나라' 미국 관객들의 공감을 끌어내며 각종 시상식을 석권했다. '미나리'가 제77회 골든글로브 작품상 후보에 탈락한 후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와 연출자, 배우들이 골든 글로브와 주최 측인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을 정도.
윤여정/사진=한경DB
윤여정은 1966년 T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그는 1971년 MBC '장희빈'에서 악녀 장희빈 역을 맡아 인기를 모았고, 이후 김기영 감독의 '하녀'로 스크린에 데뷔,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전성기였던 1974년 가수 조영남과 결혼, 미국으로 이주하며 연예계를 떠났다.
하지만 13년의 결혼 생활을 하면서 윤여정은 능숙한 영어를 할 수 있게 됐고, 이는 tvN 예능프로그램 '윤식당' 시리즈, '윤스테이'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윤여정은 두 아들의 양육을 위해 연예계에 복귀했고, 도전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작품 뿐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활약하면서 쿨한 입담, 탁월한 패션센스를 뽐내며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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