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일 전국 곳곳의 백반집을 찾아가는 예능프로그램에 나란히 출연, 서울 노포에서 차례로 허영만 화백과 가벼운 담소를 나누며 소탈한 이미지를 부각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이날 방송된 TV조선 시사교양 프로그램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일일 식객으로 각각 출연했다.
이 후보는 허 화백과 을지로의 한 오래된 식당을 방문, 메뉴판 없이 점심 백반을 제공하는 식당에서 10여 가지의 반찬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었다.
자신을 '무수저'라고 표현한 이 후보는 인생에서 가장 후회스러운 일로 "(셋째) 형님(이재선씨)하고 화해를 못 한 게 제일 안타깝다"고 했다.
정치를 시작한 이유를 묻는 말에는 "원래 나 혼자 잘 먹고 잘살 생각이었는데 대학에 입학하고 전혀 새로운 세상을 보았다. 당시 표현으로 '의식화'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끔은 저도 (욕을 너무 많이 먹으니) '내가 왜 이러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너무 극렬한 상황을 겪으니…"라면서도 "그래도 되돌아가면 가장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당 사당화 논란에 대해서는 "약간의 오해"라며 "민주당을 대표하는 후보로 저 개인을 택한 것이 아니고 변화와 혁신을 택했으니 (개혁) 방향을 바꾸자는 뜻"이었다고 설명하며 웃었다.
이날 이 후보와 허 화백의 식사 자리에는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가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저는 결혼하기로 마음먹었으니 가족사 등을 다 보여주었다. 속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프러포즈로는) 제가 어릴 때부터 쓴 일기장을 이만큼 모아서 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2008년 선거에 나갈 때 (아내가) 도장 찍고 나가라더라"라며 "그때는 견뎠는데 당시 당에서 본인만 뗄 수 있는 배우자 전과기록을 내라고 했고, 아내가 안 떼주었다"고 말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씨 역시 웃으며 "제가 먼저 도장 찍고 '여기 찍어라'라고 했는데도 안 찍고 버텼다. (선거) 나가기만 하면 떨어지니까…"라고 부연했다.
윤 후보는 허 화백과 종로구의 40년 된 칼국수 식당을 방문, 돼지고기 수육과 칼국수, 굴무침을 먹었다.
허 화백이 "아버님이 학교에 재직하셔서 궁하게 크시진 않은 것으로 안다. 금수저인가, 은수저인가"라고 묻자 윤 후보는 "뭐, 금은 아닌데 수저는 집에 있기는 했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그는 검사로 20여년 재직한 직후 대선에 출마한 소감을 묻는 말에는 "사실 엄두가 안 났다"고 털어놨다.
이어 "국회의원 (선거)도 아니고 대선인데"라며 "공무원 하다 나온 사람이 조그마한 가게를 내는 것도 아니고 대기업을 차리는 것 아니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선 도전에 대한 아내 김건희씨의 반응을 묻자 "저희 집사람은 정치할 거면 가정법원 가서 도장 찍고 하라고 하더라"라며 "아주 질색했다"고 말했다.
또 김 씨와 관련, 윤 후보는 "집에서는 제가 요리를 다 한다"며 "집사람은 라면도 꼬들꼬들하게 못 끓인다고 하더라. 제가 먹고 싶은 것 요리해 가져다 두면 집사람도 같이 먹는다"라고 묘사했다.
윤 후보의 부인 김씨는 이날 방송에 직접 출연하지 않았다.
대선 도전이 정치 첫 행보인 윤 후보는 "정치가 정권교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면도 있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좋은 공부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선거운동을 하며) 배우는 게 많다"며 "민주주의나 법치주의 같은 것을 헌법 책에서만 보고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다가 시장 등을 돌다 보니 이게 실제로 느껴지더라"라며 "국회의원 시장·군수 같은 분들을 다시 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당선 시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로 "서로 미워하지 말자"를 꼽았다.
한편 자신을 음식에 비유해보라는 허 화백의 질문에 이 후보는 숭늉과 김치를, 윤 휴보는 김치찌개를 각각 꼽았다.
이 후보는 "지향이라면 마지막에 싹 깨끗하게 정리하는 숭늉이 되고 싶다. 그런데 현실이라면 제일 중요한 김치 같은 것 아닐까"라고 했고, 윤 후보는 "심플하고 단순한 것 좋아한다. 제일 만들기 편하기도 하고 가장 자주 먹는다"고 밝혔다.
이재명·윤석열, ‘허영만의 백반기행’ 각각 출연…음식 비유 李 “숭늉·김치” 尹 “김치찌개” -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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