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겸 작가 허지웅이 2년 만의 신간 '최소한의 이웃'으로 돌아왔다. 여기에는 허지웅 만의 단단한 필력과 사유가 담겼다. 선의에 대한 깊은 고찰이 담긴 만큼 독자들에게 다양한 감정을 선사할 예정이다.
23일 허지웅의 산문집 '최소한의 이웃' 출간 기념 간담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진행을 맡은 박혜진 아나운서와 허지웅이 참석했다. '최소한의 이웃'은 작가 허지웅이 이웃을 향한 분노와 불신을 거두고 나 또한 최소한의 이웃이 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작품이다. 코로나19 시국부터 거리 두기가 중단된 현재까지 보고 듣고 읽고 만난 세상에서 기인했다. '애정: 두 사람의 삶만큼 넓어지는 일', '상식: 고맙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공존: 이웃의 자격' 등 총 6부 154편을 통해 더불어 살기 위한 가치를 담아냈다.
이날 행사에서 허지웅은 "제가 생각하거나 의도한 대로 독자들에게 가고 있는지 조바심이 난다. 글이라는 건 누군가가 읽을 때 완성된다. 충분히 고민하고 썼는데 어떻게 받아들일지 늘 궁금하다"고 출간한 소감을 밝혔다. 허지웅은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한 메시지에 대해 "예전부터 이웃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독자들이 이 책을 어떻게 판단하는 것은 그들의 몫이다. 작가로서 독자가 끝까지 책을 읽게 만드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짚었다.
특정 세대 층을 고려하진 않았지만 유난히 글을 안 읽는 특정인들을 의식했다. 허지웅은 최대한 가독성을 살리기 위해 문장을 압축시키면서 문장 간 박자감을 완성했다. 최근 독자들이 과도하게 긴 글을 기피하는 경향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그의 목표는 '끝까지 읽히는 책'이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17년간 허지웅의 목표는 긴 글 혹은 책을 읽지 않는 이들을 위함이었다.
제목의 배경도 들을 수 있었다. 허지웅은 "이 글을 통해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한 것은 아니다. 따뜻한 이야기가 따뜻한 글로 나왔고 사람들이 따뜻한 마음을 갖길 바랐다. 누군가의 도움, 상호작용 없이는 살아가는 것이 불가능하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할 때 그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전염병이 확산된 후 2년이 지난 이 시점, 부정적인 감정이 팽배한 사회에 대해 아쉬운 고찰이 담긴 것이다. 이처럼 허지웅은 더불어 사는 것에 대한 가치를 두며 조심스럽게 접근, 풀어냈다.
허지웅은 그가 말하는 이웃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이웃의 이상향을 정해놓진 않았다.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개별의 상황 속에서 '나'라는 인간이 어떻게 행동할 때마다 이상향은 달라진다. 매 순간 평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 허지웅은 '어떤 이웃'일까. 기자의 질문에 그는 "저 역시 좌충우돌을 많이 했다. 작은 범위를 설정하고 굳이 제가 안 해도 되는 행동을 한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면서 실제로 겪은 경험을 회상했다. 최근 건물 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변호사도 찾아다녔지만 오히려 타인의 분노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당시를 두고 허지웅은 "내가 쓴 비용을 보상받기 위해서 심적인 형태의 보상을 바라고 있었다. 저도 너무 부족하고 매 순간 평안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작품은 허지웅이 오롯이 혼자 힘으로 버텨야 했던 청년 시절, 또 혈액암의 일종인 악성림프종을 겪고 회복하면서 끝내 놓지 않은 질문을 담았다. 아울러 허지웅은 작가의 말을 통해 "이웃을 향한 분노와 불신을 거두고 나 또한 최소한의 이웃이 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기 위해 책을 펴냅니다"라고 의미를 전달했다.
허지웅은 최소한의 선한 이웃들이 모여 최대한의 따스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며 우리가 더불어 살 수 있는 방법을 탐색한다. 타인을 염려하고 배려하는 마음과 평정심을 유지하는 노력이 있다면 분노는 잦아들 것이고 분란이 분쟁으로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하며, 캄캄한 곳에서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존중을 이야기한다. 만화 '아기공룡 둘리'에 나오는 캐릭터 '고길동'을 언급한 허지웅은 "고길동은 이웃에 대한 인류애가 있다. 둘리를 내쫓진 않고 품어준다. 고길동이야말로 둘리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이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허지웅은 에세이 '버티는 삶에 관하여' '나의 친애하는 적' '살고 싶다는 농담', 소설 '개포동 김갑수씨의 사정' '망령의 기억'을 썼다. 이번 신간 '최소한의 이웃'에서 탁월한 시선과 사유로 독자들의 기대감을 높일 예정이다. 신작 '최소한의 이웃'은 지난 22일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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