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이요? 믿기지 않는 숫자예요. 우리는 ‘그분’이라고 불러요. (흥행은) 우리가 잘 해서 이룰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웃음) 제 삶에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이 시간을 최선을 다해 즐기려고 해요. 정~말 정말 서프라이즈 선물 같은 영화예요.”
빌런 못지 않은 존재감이요, 볼수록 빠져드는 무해한 매력남이다. 예상밖 반전 캐릭터로 관객들의 마음을 휘젓고 있는,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의 뉴페이스 전석호(39)를 두고 하는 말이다.
영화는 무적의 ‘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서울 광수대로 옮긴 뒤,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 분)과 그와 연루된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분)를 잡기 위해 펼치는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다.
‘범죄도시’(2017)가 역대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흥행 톱3에 등극하며 K-형사물의 흥행 역사를 새로 쓴데 이어 그로부터 4년 후를 배경으로 한 ‘범죄도시2’(2022)는 무려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대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말 개봉한‘범죄도시3’ 역시 800만 관객을 훌쩍 넘기며 ‘쌍천만’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 흥행 3연타를 시원하게 성공시키며 국내 최고의 범죄 시리즈물로 우뚝 섰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전석호는 스크린에서 튀어 나온듯 유쾌한 에너지를 마구 뿜어냈다. 한껏 들뜬 얼굴로 취재진을 맞이한 그는 “(작품의 메가 흥행에) 여기 저기서 축하 인사를 정말 많이 받고 있다. 새롭고도 고맙고 꿈같은 요즘”이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런 역할, 반응은 물론이고, 주말마다 무대인사 참석하는 것도 처음이에요. 제게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오겠어요?(웃음) 드라마가 잘 된 것도 좋지만, 흥행한 영화가 있다는 건 또 다른 행복이네요. 새로운 시작처럼 느껴진달까? 매번 현실에 가장 충실한 저지만 이번엔 정말 더 더욱 찐입니다, 찐! 하하”
그의 3편 출연은 ‘범죄도시’ 시리즈의 주연 배우이자 제작자인 마동석과의 인연으로 성사됐다. 마동석의 러브콜에 무슨 작품인지도 모른 채 무조건 하겠다고 했단다.
“출연하게 된 작품이 ‘범죄도시’라는 이야기를 듣고도 한동안 무슨 역할인지는 몰랐어요. 워낙 큰 사랑을 받은 시리즈라 ‘다 된 밥에 전석호 뿌리기’만 안하면 되겠다 싶었죠. 스태프들이 ‘범죄도시2’를 한 분들도 있고,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저보다 잘 알고 계셔서 열심히 믿고 따라갔어요.”
“찍으면서도 ‘잘 되겠다’ 하는 감은 없었다”는 그는 “당연히 잘 됐으면 좋겠다는 꿈은 꿨다. 관객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켜 드리고 싶었고, 국내에 없던 이런 시리즈물에 폐가 되고 싶지 않았다. 나 또한 관객으로서 마석도라는 인물이 어디까지 갈지도 궁금했고, 여전히 남은 이야기들이 기대된다. ‘범죄도시’라는 버스에 올라탄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깊은 애정을 보였다.
그러면서 “범죄 수사물이고, 무거운 사건을 다루는 작품이기 때문에 연기 톤을 잘 조절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저 웃기려고 하기보단, 뜻밖의 조력자가 되어가는 일련의 과정들을 관객들에게 설득시키기 위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눠가며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동석이 형과는 영화 ‘굿바이 싱글’에서 처음 봤는데, 당시에도 좋은 어른 같았어요. 영화에 대한 열정이, 애정이 정말 넘쳤고요. 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게 신기하더군요. 고규필 형과는 어렸을 때부터 정말 친한 사이라 속 얘기를 많이 나눴고요. ‘우리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다’며 으?X으?X 했던 기억이...그런데 (규필이) 형이 정말로 다 씹어 먹더라고요. 어떻게 그런 호흡, 타이밍으로 연기할 수 있는지...참, 모든 게 새롭고 놀랍고 그래서 기억에 남는 행복했던 현장이었어요.”
메인 빌런 주성철로 분한 이준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두 사람은 같은 소속사 동료이기도 하다. 전석호는 작품을 위해 20kg을 증량한 이준혁에 대해 “진짜 대단한 배우”라며 “정말 성실하고 주어진 것 이상으로 해내는 친구다. 아마 관객들도 그래서 더 충격도 받으시고 더 재밌게 보시지 않았나 싶다. 친구지만 배울게 많다”고 추켜세웠다.
이어 “우스갯소리로 동석이 형이 ‘다른 배우들은 다른 모습으로 연기하지만 석호는 지금 모습 그대로 김양호와 같다’고 하더라. 다른 분들은 정말 증량이나 감량도 그렇고 말투며 뭐며,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감탄했다”며 거듭 칭찬했다.
반면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는 “나의 경우는 작품 자체에, 동료들의 에너지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가장 나답게 연기한 것 같다.
부족한 부분도 동료들을 믿고 갔다. 만약 잘 한 게 있다면, 누구든 (작품, 캐릭터와)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기 때문”이라며 겸손하게 말했다.끝으로 다음 시즌에서도 만날 수 있을지 물었다. 전석호는 “개인적으론 이후에도 함께 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잘 모르겠다”며 솔직한 답변을 내놓았다.
“아무래도 시리즈가 거듭 될수록 기대감이 커지잖아요. 새로운 요소들도 중요하고, 또 다른 도전들이 큰 숙제로 남아있고요. 또 나올지는 모르겠어요. 제가 할 일이 남아있다면 또 모를까, 워낙 좋은 배우분들이 많으니까요. 무엇보다 관객들이 저를 또 보고 싶어 하실까요? 하하”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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